블레스 종족 루푸스

01치누와 캄로어

우르겐 텐자가 남긴 의지와 성역인 브란 숲을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루푸스의 대족장. 편하게 이야기를 받아주는 탓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치누와를 찾는 일이 잦아 그의 주위에는 항상 루푸스들이 머문다. 젊은 시절 치누와는 성격이 불 같은 전사였지만 어린 나이에 대족장의 자리에 오른 이후 성격이 차츰 무뎌져 지금에 이르렀다.

때문에 젊은 날의 치누와를 기억하는 루푸스들은 지금도 치누와를 살갑게 대하지는 못한다.

02우르겐 텐자

루푸스 일족이 고룡의 봉인을 지킬 의무와 세계의 섭리를 수호해야 하는 사명을 잊지 않도록 선지자 우르겐 텐자가 남긴 영의 일부. 본래는 우르겐 텐자의 영이라 불렸으나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은 우르겐 텐자라고 불린다.

수호신의 성소에 자리하며 자신을 찾는 루푸스들에게 가르침을 내린다.

다이몬 신들의 피조물인 루푸스는 신화 시대부터 이 세계에 존재했던 선주(先住) 종족들 중 하나다. 루푸스의 외형은 다른 옛 존재들과 마찬가지로 기괴해서, 인간 혹은 엘프와 늑대를 섞어 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루푸스는 필요에 따라 완전한 늑대의 형상으로 변신할 수 있는데, 이 또한 현상 세계의 법칙을 무시하는 능력이다. 루푸스의 혈통에는 태초의 혼돈에서 비롯한 힘이 남아서, 때때로 이성을 잃고 광포한 파괴와 살육의 화신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정령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평화로운 종족이다. 루푸스는 다른 종족들에 비해 수가 적은 편이며, 좀처럼 근거지인 브란 숲을 벗어나지 않는다.루푸스는 문자 기록을 선호하지는 않아서, 대부분 노랫말로 된 구전을 통해 역사를 전달한다.

구전에 따르면, 아득한 옛날 루푸스는 자신들의 창조신인 바라카와 함께 다이몬 신들의 군세에서 가장 뛰어난 전사의 무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용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바라카가 이 세계를 떠나면서, 루푸스도 커다란 시련을 맞이했다. 이때 루푸스의 위대한 선지자 우르겐 텐자의 인도 아래 일부가 브란 숲의 성역(聖域)으로 피신했고, 우르겐 텐자가 루푸스의 죄를 용서해줄 것을 피지스에게 탄원하면서, 루푸스는 간신히 자신들의 문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수천 년 동안, 루푸스 종족은 브란 숲에서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지속해 왔다. 피지스와 그 섭리가 지배하는 현상 세계에서 혼돈에서 빚어진 전사였던 루푸스가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루푸스는 생존을 위해 우르겐 텐자가 전하는 정령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고, 그 결과 자연 그 자체를 존중하고 경애하는 독특한 문화가 발전했다.

현재의 루푸스는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수렵 생활을 하면서도 불필요한 살생을 자제하려 애쓰는 평화로운 종족이다. 그러나 전사들이 기량을 겨뤄 부족의 우두머리를 정하거나, 용기와 명예, 육체적인 강건함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고, 엄격한 규율과 철저한 복종을 강조하는 등 과거 전사 사회의 전통 또한 아직까지 남아 있다.
 

오랜 세월 다른 종족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루푸스가 역사의 전면으로 나선 계기는 암흑 시대의 성전이었다. 당시 인간 및 엘프와 전쟁을 벌이던 우르다타의 군세가 브란 숲의 경계를 침범했다가, 루푸스 전사들과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소수의 루푸스가 일방적으로 야만 종족을 학살하는 광경을 목격한 알토크 왕 하르만은 볼드 바타르에게 동맹을 제의했다. 루푸스의 대전사는 야만 종족의 침략으로부터 성역을 지키기 위해 히에라-바실레이아에 가담했고, 성전의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성전이 끝난 후, 대전사 볼드 바타르는 날로 강성하는 인간 제국으로부터 루푸스의 영역을 보장받기 위해 하비히츠 변경백의 이름을 받아들였다. 오늘날 루푸스는 브란 숲 바깥의 일에 여전히 무관심하지만, 히에라-바실레이아의 오랜 맹세가 요구하면 언제든 가장 치열한 전장으로 달려갈 것이다.